효 불 효 교 (孝不孝橋) 뼈대 있는 가문이라 하여 어린 나이에 시집 왔더니 초가 삼간에 화전밭 몇 마지기가 전 재산 입니다. 정신없이 시집 살이 하는 중에도 아이는 가졌습니다. 부엌일에 농사일 하랴, 길쌈 삼으랴, 저녁 설거지는 하는 둥 마는 둥 파김치가 돼 안방에 고꾸라져 누우면, 신랑이 치마를 올리는지 고쟁이를 내리는지 비몽 사몽 간에 일을 치른 모양 입니다. 아들 여섯 낳고 시부모 상 치르고 또 아이 하나 뱃속에 자리 잡았을 때 시름 시름 앓던 남편이 백약이 무효, 덜컥 저 세상으로 가 버렸습니다. 유복자 막내 아들을 낳고 유씨댁이 살아 가기는 더 바빠 졌습니다. 혼자서 아들 일곱을 키우느라 낮엔 농사일, 밤이면 삯바느질로 십여년을 꿈같이 보내고 나니 아들 녀석 일곱이 쑥쑥 자랐습니다. 열여섯 큰..
스님과 어머니 조선의 정조대왕 시절에 경남 양산 통도사에는 훌륭한 법사 스 님이 계셨다. 그 법사 스님은 아주 핏덩이 일때 그 추운 겨울에 양산 통도사의 일 주문 앞에 보에 쌓여 놓여 있었는데 마침 그 곳을 지나던 스님 한 분 이 통도사로 데리고 와 절에서 기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아이가 통도사 일주문 앞에 놓이게 된 것에는 사연이 있었다. 어느날 젊은 부인이 한 사람 찾아 와 주지 스님을 친견 하였는데 그 때 갓난 아이를 보듬고 왔었다. 그 젊은 보살이 주지 스님에게 말 하기를 * 스님 제가 이 절에서 무슨 일이 든지 다 하겠습니다. 공양주도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 엄동 설한에 우리 모자 는 굶어 죽지 않으면 눈 속에 얼어 죽을 것 같으니 해동을 할 때 까지 만이라도 제가 여기서 일을..
김장철이 다가오자 새우젓값이 뛰기 시작했다. “허가가 황해 새우를 싹쓸이했다며?” “새우젓값이 하늘을 찔러야 풀 모양이지.” 마포나루의 새우젓 도매상들은 물건이 풀리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첫서리가 온 날, 허항의 새우젓 배들이 마포나루에 들이닥쳤다. 이른 저녁, 명월관에 나타난 허항은 돈표를 방바닥에 펼쳐 놓고 명월관 대문을 잠그라고 큰소리쳤다. “추엽이는 어디 있느냐?” 천하의 오입쟁이 허항이 주인 여자를 다그치자 그녀는 반색을 하며 진정부터 시켰다. 허항이 명월관을 수시로 드나들었지만 추엽은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 빼어난 미모에 기품을 갖춘 추엽은 집안이 망해서 비록 술을 따르는 신세가 되었지만 절대로 몸을 더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몸이 달아오른 허항과 그가 새우젓 선단의 우두머리라는 것을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