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이 다가오자 새우젓값이 뛰기 시작했다. “허가가 황해 새우를 싹쓸이했다며?” “새우젓값이 하늘을 찔러야 풀 모양이지.” 마포나루의 새우젓 도매상들은 물건이 풀리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첫서리가 온 날, 허항의 새우젓 배들이 마포나루에 들이닥쳤다. 이른 저녁, 명월관에 나타난 허항은 돈표를 방바닥에 펼쳐 놓고 명월관 대문을 잠그라고 큰소리쳤다. “추엽이는 어디 있느냐?” 천하의 오입쟁이 허항이 주인 여자를 다그치자 그녀는 반색을 하며 진정부터 시켰다. 허항이 명월관을 수시로 드나들었지만 추엽은 몸을 허락하지 않았다. 빼어난 미모에 기품을 갖춘 추엽은 집안이 망해서 비록 술을 따르는 신세가 되었지만 절대로 몸을 더럽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몸이 달아오른 허항과 그가 새우젓 선단의 우두머리라는 것을 익..
죄인과 임금님~ 어떤 사람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되었다. 사형 집행 하는 날이 다가오자 집행관이 그에게 말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하시오." 그러자 그는 "임금님에게 드릴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내가 직접 임금님에게 드리게 해 주십시오." 하고 간청을 했다. 이 말을 임금님께 전하니 죽을 사람 소원이니 들어주자고 임금님이 직접 사형수에게 왔다. 그러자 사형수는 속옷 깊숙한 곳에서 금덩어리 하나를 끄집어 내더니… "임금님, 이것은 아주 귀한 금덩어리 입니다. 이 금덩어리를 심으면 나무가 되어서 금 열매가 열립니다." "그런데 죄를 지은 사람이 심으면 금 열매가 열리지 않습니다. 저는 이미 죄인이므로 심어 보았자 열매가 맺지 아니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죄가 없는 임금님께 이 금덩어리를 드..